속리산면 가로수길, 30년 만에 '대수술'

주민설명회 개최, '선별 정비' 제안에 주민들 반발
주민들, "겹벚꽃 길로 바꿔야"…군, 수종·시기 주민 의견 반영해 최종 확정
2026. 04.30(목) 23:05

속리산의 관문을 상징하는 가로수가 조성 30여 년 만에 대대적인 정비를 앞두게 됐다.

보은군은 30일 속리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속리산 관광지 가로수 바꿔심기 사업' 실시설계 용역 중간보고 및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말티재 주차장에서 속리산 터미널까지 약 5㎞, 왕복 10㎞ 구간에 식재된 전나무와 벚나무, 단풍나무 등 1,134주를 정비해 속리산 관문에 걸맞은 경관형 가로수길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날 용역 보고를 맡은 예숲기술사사무소 이승태 대표는 기존 가로수의 노후화와 수형 불균형, 병해충 피해 등을 주요 문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기존 가로수길 벚나무는 노령화로 세균성 구멍병과 부후가 심하고, 전나무 구간은 수고가 지나치게 높아 조도를 떨어뜨리며 도로 쪽으로 기울어져 생장한 곳도 많아 정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구간에는 현재 전나무 414주, 벚나무 302주, 단풍나무 306주, 살구나무 49주가 식재돼 있다.

이 가운데 생육 불량과 병해충 피해, 고사, 수형 훼손 등으로 경관 기능이 떨어진 수목 338주를 우선 정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나무 140주, 벚나무 112주, 단풍나무 33주, 살구나무 49주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어 이 대표는 "기존 수목을 전면 교체하기보다는 불량 수목을 선별적으로 제거한 뒤 새로운 수종을 보완 식재하는 방향으로 일관성 있는 가로 경관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 밝고 화사한 이미지의 경관 조성을 위해 벚나무 계열 수종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하층 식재를 병행해 경관 공백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는 용역 방향과 주민들이 그동안 모아온 의견 사이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이장협의회와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기존 가로수를 전면 정비하고 새로운 수종으로 통일감 있는 가로수길을 조성하자는 뜻을 군에 전달한 만큼, 더 이상 사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로 심을 수종과 관련해서는 일반 벚나무보다 개화 시기가 늦고 꽃이 오래가는 겹벚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반면 설명회에서는 기존 수목을 한꺼번에 제거할 경우 장기간 경관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새로 심은 나무가 충분한 수형을 갖추고 관광 경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하층 식재를 병행하거나 일부 수목은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성락근 산림과장은 "이번 설명회는 사업 방향을 원점에서 다시 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시설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추가로 반영하기 위한 절차"라며 "예산이 이미 확보돼 있는 만큼 사업은 추진하되, 오늘 나온 의견을 토대로 수종과 식재 방식, 정비 범위, 공사 시기 등을 최종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로수 제거와 식재는 시기를 맞물려 진행해야 하는 만큼 겨울철에 제거를 하고 이듬해 초 식재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단풍철 관광객 통행과 교통 통제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실제 착수 시점은 추가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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