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짚으로 만든 초롱이와 전통 농모를 쓴 사람들이 허리를 굽혀 모심기 동작을 이어갔다. 150여 년 전 장안면 들녘에서 울려 퍼졌던 농민들의 호흡이 2025년 가을밤, 다시 살아난 것이다. 22일 저녁,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를 일주일 앞두고 열린 장안면전통민속보존회(회장 남기영)의 야간 연습. 지난 7월부터 이어온 연습 시간이 어느덧 3개월을 넘어섰다.
낮에는 농사일에 매달리고, 해가 지면 다시 이곳으로 모여 북을 잡고 소리를 맞추고 있다. 쉬어야 할 나이임에도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는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 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운동장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들이 더욱 눈부시고 뭉클했다. 조명 아래서 터져 나온 소리꾼의 선창 "이러허고~ 저러헌다" 뒤따르는 맞장구와 풍물 장단은 밤 공기를 타고 멀리 퍼져나갔다. 들나가기, 모심기, 김매기, 신명풀이로 이어진 장면들은 마치 시간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렇듯 옛 선현들의 고단함을 노래로 승화시킨 '보은장안농요'의 정신이 이 밤에도 살아 숨 쉬고 있는 듯 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연습은 더욱 열기를 띠었고, 조명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전통의 맥을 이어가려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전통 문화 계승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러한 헌신은 그동안의 빛나는 성과로 증명돼 왔다. '보은장안농요'는 '2017년 제23회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8년 '제59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는 금상을 차지하며 전국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지난해 열린 제28회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도 다시 한번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그 위상을 굳건히 했다. 이러한 보은장안농요가 오는 29일, 또다시 충북 영동에서 열리는 제66회 전국대회에서 충청북도를 대표해 도전한다.
한편 이날 연습장을 찾은 윤대성 보은군의회 의장은 "어르신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신다"며 "우리 보은의 소중한 전통문화가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고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응철 부의장도 "어린 시절 고향 들녘에서 보던 그 정겨운 광경을 수십 년 만에 다시 목도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우리나라 민속문화의 계승 발전이라는 중대한 사명을 묵묵히 감당해 주시는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 Fatal error: Call to undefined function banner() in /home/boeun/public_html/read_db.php3 on line 1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