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리 용천산 공원은 매년 봄마다 진달래 군락이 산을 물들이며,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산책 명소였다. 특히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암 투병 중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된 완만한 숲길은 일상 속 쉼터이자 건강한 운동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부터 이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문제는 이 새 산책로가 '산책'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구조라는 데 있다. 산책길 자체가 지나치게 가파른 데다 일반 성인도 오르내리기 벅찰 만큼 경사도가 심하고, 일부 구간은 계단의 높이가 일반적인 계단의 두 배에 달해, 걷는 것 자체부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을 살펴보면 경사가 심한 구간에는 연이어 목재 계단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이를 이용하기에는 크게 불편해, 옆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비탈길을 따라 걷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계단은 실용성보다 불편함을 준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서진 나무 다리, 무너진 계단, 울퉁불퉁하게 패인 흙길 등이 방치돼 있는 등, 산책로의 기본적인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산책로가 조성된 이후 별다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낙엽과 이물질이 쌓이고 일부 목재 구조물은 파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주민은 "길이 불편한 것도 문제지만, 계단이 부서지고 흙길이 움푹 파인 곳도 많아 한눈을 팔면 다치기 십상인 구조"라며 "조성만 해놓고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않는 행정이 더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군이 운동장을 만든다고 예전처럼 걷기 좋던 평탄한 길을 없애고, 오히려 더 힘들고 위험한 길을 만들어 놨다"며 "봄마다 진달래를 보며 걷던 이 길이 이제는 멀고 낯설게만 느껴진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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