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소중한 병역이행, 이제는 병역문화 강국
2016. 10.15(토) 08:53

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가 문화일 것이다. 대중문화, 음식문화, 교통문화 심지어는 밤(夜) 문화라는 표현도 있다. 이렇듯 문화는 자연사물이 아닌 인간집단의 생활양식에 따라 다양하며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문화는 한편으로 한 나라의 국력(國力)이 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문화의 중요성을 ‘문화강국론(文化强國論)’으로 강조한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중국 전국시대 말기 천하통일을 눈앞에 둔 진(秦)나라는 정치·군사면에서 어느 나라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나, 문화·사상면에서는 다른 나라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를 매우 부끄럽게 여긴 진나라 재상(宰相) 여불위(呂不韋)는 야심찬 문화 사업을 시행하여 ‘여씨춘추(呂氏春秋)’를 편찬하는 등 문화강국(文化强國)의 꿈을 꾸기도 하였다.

우리는 지난해 8월 경기도 파주에서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 군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국민들은 북의 도발로불안감에 휩싸였으나 우리의 장병들은 정신력을 더욱 확고히 하였으며, 전역을 앞둔 장병 중 100여 명이 전역을 연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증가한 1,000여 명이 전역을 연기 신청하는 등 흔들림 없이 국방에 임하는 의식과 문화가 달라졌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일들로 인하여 신세대의 병역에 대한 의식을 미덥지 않게 보았던 기성세대의 편견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기업들도 이러한 병역문화의 변화에 호응을 하여 이들을 직원으로 특별채용하는 등 병역문화 발전에 기여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지난 5월 29일 군인사법 및 병역법을 개정하여 ‘중요한 작전이나 훈련 등 수행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전역을 보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흔히 선진국하면 가장 먼저 경제적인 부강(富强)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란 경제적 부강뿐만 아니라 정치적·문화적으로도 성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이러한 문화선진국을 이루기 위해 문화산업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한류(韓流)를 세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단순한 문화의 전파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와 선진국으로 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올해 5월 충북지방병무청장으로 부임 후 입영하는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입영부대를 자주 찾고 있다. 입영현장에는 입영문화제가 개최되어 흥겨운 공연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부모님 업어주기, 기념촬영 등 이벤트가 이뤄져 예전처럼 애잔한 분위기를 찾기는 어렵다. 부모, 연인, 입영장병들에게서 오히려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이 병역문화강국(兵役文化强國)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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