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병역의무와 현장소통
2016. 09.12(월) 09:47

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조선시대 세종임금은 재위기간 중 1,800여 회의 경연(經筵)을 열어 신하들과 끊임없이 소통(疏通)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경연은 왕이 신하, 학자, 관료 등과 함께 한 치의 양보 없는 토론과 공부를 통하여 나라의 운영과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제도로써 임금은 이를 통해 스스로 지켜야 할 일들을 성찰하고 백성과 소외된 계층을 위하여 해야 할 국가의 임무를 돌아보았다. 이러한 소통의 통로가 조선의 500년을 이어올 수 있던 중요한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역사 속 인물들인 공자, 이순신, 소크라테스가 지금까지 꾸준히 존경받고 회자(膾炙)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소통의 방식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주위 사람들과 교감하고 함께 토론하는 습관이 있었기에 그들의 업적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세계적 추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소통과 공감이 화두다. TV, 인터넷 등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각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경쟁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더 가깝게, 더 친밀하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통이 최근에 와서 생겨난 것은 아니고 인류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태초부터 있어왔을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몸짓, 손짓, 발짓 그리고 표정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에서 시작되어 말과 글의 언어적 의사소통으로서 변화하였을 것이며, 더 나아가 단순한 통치보다는 국민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으로 발전하였을 것이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인 공자는 “군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지 않고 말이 서툰 사람의 말에도 귀담아 듣는다”고 소통의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순신 장군 또한 백성을 내 가족처럼 살피고 부하를 칭찬과 소통으로 잠재력을 일깨워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처럼 병무행정에 있어서도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병역의무는 인적부담을 강제 하는 행정이기에 소통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거나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병역문화를 창조하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한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 활성화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1년부터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입영자를 격려하고 그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있으며, 대국민 홍보 및 소통을 위하여 2009년부터 ‘청춘예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생, 곰신, 어머니 기자단이 중심이 된 병무청 블로거의 활동을 책으로 엮은 ‘청춘공감’, ‘우리家 최고야 병역이행 특별 가족 찾기’ 등 현장에서의 소통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열정을 다하고 있다.

필자는 육군 제37사단에 입영하는 장정들을 위해 병무청에서 주관하는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몇 차례 참여한 적이 있다. 예전만 해도 입영현장은 아들을 군에 보내는 애틋한 마음에 울음바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님을 업고 걷는 어부바길, 가족과의 즉석 기념 촬영, 응원엽서‧사랑의 편지쓰기, 팝페라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입영장정과 가족‧연인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즐기며 그 모습을 SNS를 통해 옮긴다. 한 어머니는 어부바길에서 아들의 등에 업힌 채 ‘이제까지 우리 아들의 등에 처음 업혀 보았다’며 환하게 웃음을 지어 보인다.

이제는 병역의무의 시작이 가족과 나라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문화의 현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런 병역의무자와 그 가족들과의 소통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며,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정부3.0의 핵심 가치인 소통을 현장 활동 중심으로 추진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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