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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 인사…그 '절실함'은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까?

보은읍 하상주차장을 휘감은 '낮은 자세'…유권자는 '반짝 대접' 경계
2026. 04.16(목) 01:40

14일 오전, 보은읍 하상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이는 선거철 때마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상이자, 유권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익숙한 장면이다.

이날 역시 경남 통영으로 문화체험을 떠나는 보은군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을 배웅하기 위해 지역의 예비후보자와 정치인들이 대거 집결했다.

하상주차장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저마다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빨간색 점퍼를 입고 줄을 지어 섰다.

이들은 관광버스에 직접 올라 인사를 건네거나, 출발지로 나오는 어른신들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손을 맞잡으며 눈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간절함'을 넘어 '지극정성'이 묻어나기까지 했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0일 남겨둔 시점, 이처럼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고 겸손하다.

평소에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던 이들이 장터 바닥에 앉은 상인의 거친 손을 맞잡고, 고령의 어르신들께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보은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주민은 "선거 때만 되면 비굴할 정도로 고개를 숙이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면 그 얼굴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며 꼬집었다.

실제로 많은 군민은 선거철의 이 '특별한 대접'이 일회성 이벤트라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선거 전에는 군민을 '상전'으로 모시던 이들이 당선증을 손에 쥐는 순간, 군민 위에 군림하거나 정당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되는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후보들이 보여준 낮은 자세가 진심이라면, 그 정성은 선거일 이후에도 변함이 없어야 한다.

후보들이 간절하게 잡았던 어르신들의 거친 손등, 그들이 경청했던 시장 상인들의 고단한 목소리는 선거가 끝난 뒤 반드시 정책으로 꽃을 피워야만 한다.

이제 50여일 뒤면 보은의 새로운 리더들이 결정된다.

오늘 하상주차장에서 보여준 간절한 눈빛과 따뜻한 손길이 당선 후 군청 집무실과 군의회 사무실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군민들은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군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50여 일간의 짧은 왕 대접'이 아니라, '4년 내내 곁에서 함께 걷는 일꾼'의 모습이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