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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질문] 은철도 유치, 과연 인구소멸 해법인가?

지역개발 전문가 A씨, "지나친 철도 환상…보은의 미래 전략은 있는가"
2025. 07.04(금) 23:26

지난 3일자에 보도된 '청주공항-보은-김천 내륙철도 노선' 공동건의 행사 관련 기사에 대해 보내주신 지적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기사 내용 중 "철도 소외지역인 보은군의 인구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문장은 행정기관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긴 하나, 마치 철도만으로 지역 문제 전반이 해결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 아쉬움이 큽니다.

밴친님의 댓글처럼, 인근 옥천·영동군처럼 이미 철도가 운행 중인 지역들조차 인구 감소 흐름을 막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철도 유치가 곧바로 인구 유입이나 소멸 위기 극복으로 이어진다는 보은군의 인식은 너무 단순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물론,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전국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가 기반시설(SOC)로서의 가치가 큽니다.

시간 단축은 물론, 물류 효율 향상과 접근성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만으로 실질적인 지역 변화가 생긴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쟁점은 '정차 여부'입니다.

보은보다 인구가 많은 옥천, 영동조차도 KTX는 정차하지 않고, 무궁화호 등 일반 완행열차만 하루 몇 차례 정차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철도 노선이 지나간다고 해도 '보은역'이 생길지, 생긴다 해도 얼마나 자주 열차가 정차할 지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최근 저는 청주 오송역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서울행 KTX를 기다리며 플랫폼에 서 있던 중, 갑자기 정차 없이 역을 통과하는 KTX열차의 굉음과 진동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목격했던 KTX의 운행은 상당한 위압감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런 고속열차가 보은군을 지나가게 되었을 경우, 지역은 여전히 지금처럼 환영할 수 있을까?"

보은군은 과거에도 축제 때 불꽃놀이 행사조차 가축의 낙태 우려로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고속열차의 소음과 진동이 새로운 민원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가 가끔씩 정차를 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보은군은 관광객 유입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도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교통수단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불러들이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지역개발 전문가 A씨의 말이 귓전을 울렸습니다.

"철도라는 건 결국 국가 입장에서는 A와 B를 최단거리로 잇는 혈관과 같은 거죠. 효율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보은군 주민 입장에서는 '그 선로가 과연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를 묻지 않을 수 없죠. KTX는 속도 유지가 핵심이기 때문에 경기도와 수도권 등 주요 도시에도 자주 서지 않아요. 인구 3만도 안 되는 보은에 정차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새마을 호나 무궁화호라도 정차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습니다.

"완행열차가 선다고 해서 관광객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죠. 교통은 어디까지나 수단입니다. 사람들이 보은에 오고 싶어 하는 이유가 없다면, 교통만 좋아진다고 해서 그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아요."

그러면서 그는 관광지의 매력도와 체류형 관광, 편익시설, 지역 콘텐츠 개발 등을 강조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은 눈높이가 높아졌습니다. 하루 놀고 갈 거라 해도 체험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쉴 곳이 있어야 합니다. 역세권 하나 만들었다고 해서 인구 유입이 늘어나는 시대는 지났어요. 젊은 세대는 커피 한 잔 마실 공간도 감성적인지를 따집니다. 단지 기차역이 있다는 이유로 오지는 않죠."

이어 그는 보은군이 철도 유치에 나서는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준비 부족'을 꼬집었습니다.

"문제는 철도만 바라보고 다른 준비는 없다는 거예요. 정차역 유치도 미지수고, 연계 교통도 없고, 내려서 뭘 할지에 대한 그림이 없잖아요. 이 상태에선 철도가 유치된다고 해도 그냥 지나가기만 할 가능성이 높아요. 열차는 오지만, 사람은 내리지 않게 되는 거죠."

그는 끝으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철도는 기회의 문일 수는 있지만, 그 문을 어떻게 열고, 안에서 무엇을 준비하느냐는 지역의 몫입니다. 철도는 도와주는 것이지, 대신 살아주진 않아요. 지금 보은은 철도만 유치하면 뭔가 될 거라는 기대에 매몰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A씨의 말처럼 철도는 지역 발전의 만능 열쇠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반'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철도라는 기반이 놓인 뒤, 그것을 지역과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할 것인가입니다.

따라서 보은군이 철도 유치를 논의할 때는 인구소멸 극복이라는 단편적인 명분에서 벗어나, '정차역 확보', '정주여건 개선', '일자리 연계',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실질적인 후속 전략이 수반되어야만 철도가 지역에 머물고, 지역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청주공항-보은-김천'간 내륙철도는 국가 철도망 완성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중요성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노선이 우리 지역의 삶과 맞닿으려면, 단순히 선로가 지나가는 것을 넘어 '살아 있는 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진짜 질문은 분명해집니다.

"철도가 유치되느냐"보다 "철도가 유치된 이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입니다.

보은이뉴스 운영자 역시 철도 유치 자체에는 적극 찬성합니다. 그러나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철도 유치 이후를 설계하지 않는 유치는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보은이뉴스는 퍼포먼스 중심의 보도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의 실효성과 주민 삶의 실제 변화에 주목하며, 밴친(독자) 여러분의 목소리를 꾸준히 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