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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면 농산물판매장, 반년 넘게 '개점휴업'…왜?

"밖이 장사가 잘돼" 주민들 입주 꺼려, 6월 재탄생 예고
2025. 05.29(목) 12:11

청주와 대전을 잇는 대청호반 수변도로(571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보은군 회남면 소재지에 이른다.

이곳에서 500m쯤을 더 나아가 커브길을 돌아서면, 산과 대청호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 속에 잘 정비된 현대식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11월, 보은군이 12억 3,400만 원을 들여 완공한 '회남면 농산물판매장'이다.

하지만 멀쩡한 외관과는 달리, 이 건물은 준공 6개월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한 채 텅 비어 있다.

어찌 된 영문일까?

■ 활기 넘치는 야외 주말 장터, 그늘진 새 건물

텅 빈 건물과는 대조적으로, 그 옆에 있는 기존 직거래 장터는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주말마다 활기가 넘친다.

'녹색장터'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주말 장터는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며 실질적인 농가 소득을 올리는 중요한 생활 터전이다.

여기 에다 주말이면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은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에게는 쉼과 즐거움을, 주민에게는 또 다른 활력소가 된다.

이렇듯 이곳 장터는 단순한 시장을 넘어 주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 "안으로 들어가면 장사 안 돼요"…주민들의 속내

그러나 정작 주민들은 말끔하게 지어진 새 건물로의 이전을 망설이고 있다.

지역주민 A씨는 "지금처럼 밖에 있어야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바로 보고 사 가는데, 건물 안은 눈에 잘 띄지 않을 것 같다"며 "이런 장터는 차 세우고 바로 물건 사는 맛인데, 건물 안에서는 그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밖에서는 손님과 눈 맞추고 말 걸기도 좋은데, 안으로 들어가면 그런 분위기가 끊길 것 같다"라며 주민들이 신축 판매장 안으로 들어가 장사하길 꺼려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이곳 주말장터는 회남면 주민들에게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관광객들과의 교감, 익숙한 판매 리듬이 중요한 생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건물 준공은 완료, 운영은 아직 미지수

당초 이 판매장은 금강유역환경청 특별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역 농산물 유통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라는 야심 찬 목표로 출발했다.

그러면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까지 갖춘 시설이지만, 정작 운영 주체 선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운영을 맡기로 했던 주민자치위원회가 내부 사정으로 운영을 포기하면서 사업은 표류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실제 운영 주체인 주민들과의 긴밀한 소통이나 현장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설계가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다른 이면에는 "밖에서 장사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주민들의 오랜 생각과 익숙함을 바꾸기 어려웠던 현실도 있었다.

이와 함께 단순한 농산물 판매 기능 외에 방문객 유인을 위한 카페나 식당 등 편의시설 운영에 대한 제안도 있었지만, 현행 법규상 어렵다는 점도 건물 활용도를 높이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 회남면 이장협의회 구원투수 등판…"6~7월엔 문 연다"

이처럼 난관에 봉착했던 농산물판매장 운영에 회남면 이장협의회(회장 이명길)가 새로운 운영 주체로 나서면서 새로운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회남면 이장협의회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오는 6~7월 개장을 목표로, 건물 내부에 기존 야외 장터의 개방성과 현장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일부 공간에 개방형 매대를 설치하거나, 이동식 판매대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 구성과 유연한 공간 운영을 시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변 환경 개선에도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인근 팔각정을 방문객 쉼터 겸 작은 도서관으로 꾸며 매력을 더하고, 판매장 주변에는 파라솔과 데크 산책로를 조성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인근에 있는 게이트볼장을 이전하는 방안도 군과 적극 협의 중이다.

이와 관련 이명길 회남면 이장협의회장은 "솔직히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고, 주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남면 농산물판매장이 단순한 판매장을 넘어, 회남면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특색 있는 로컬푸드 복합공간으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꼭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