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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성족리 보은동학기념공원... 씁쓸한 현실

동학농민군의 숭고한 정신 계승 위해 시급한 관리 필요
2024. 06.16(일) 21:23

지난 15일, 보은읍 성족리 보은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는 북실 전투지 순례와 극단 달다방의 동학마당극, 천도교 주재 추모 의식, 동학농민혁명군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위령제는 엄숙한 추모 분위기 속에서 130년 전, 평등과 정의를 외치며, 일본군과 관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동학농민군의 넋을 기렸다.

하지만 정작 그 넋을 기리고 역사를 되새겨야 할 동학기념공원은 20여 년간 방치돼 잡초만 무성한 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지난 2006년 10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0만여㎡의 넓은 부지에 위령탑과 돌성, 집회광장, 산책로 등을 갖추고 조성된 동학공원은 당시 동학농민군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위령제를 마치고 둘러본 동학공원의 모습은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집회광장을 지나 우측 길로 올라서니 계단식 돌성이 나타났다. 어떤 의미를 담아 건립됐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인조석 건축자재로 조성된 성벽은 세월의 풍파로 인해 곳곳이 깨지고 닳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다.

계단식 바닥은 흙탕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그대로 남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70~80m에 이르는 가파른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덩그러니 서 있는 동학공원 위령탑이 눈에 들어왔다. 탑신에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의의가 새겨져 있었지만, 위령탑 주변은 잡초와 칡넝쿨로 뒤덮여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위령탑을 지나 다시 집회광장으로 내려오는 산책로는 더욱 어수선했다.

집회광장과 위령탑 사이 지그재그식 산책로길 계단은 올라가는 데는 상관이 없으나, 내려오는 길은 이 시설물이 계단식인지 평면인지 구분이 안돼, 세심히 살피지 않는다면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 쉬운 상황이다.

지그재그로 설치된 나무 데크는 오랜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었고, 안내판은 빛바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주변 곳곳에는 조경수로 심어놓은 철쭉나무 위로 칡넝쿨과 잡초들이 휘감고 있었고, 풀숲으로 뒤덮여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곳 동학공원은 1894년 동학농민군 393명이 숨지고 2200명이 참살당한 북실마을 전투의 현장이다. 보은군은 이들의 넋을 기리고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보은동학기념공원을 조성했지만, 현재의 모습은 그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성족리 주민 김 모씨(65)는 "이곳은 동학혁명군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들의 희생을 기리는 장소다. 그런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부끄럽다"라며 "이렇게 방치된 상태로 두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씨(70)는 "동학공원 내 시설들이 너무 미비하다"며 "그동안 박물관 설치와 동학공원 일원에 진달래와 들국화 등을 심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보은군은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구왕회 보은문화원장은 "임기 중 동학공원 내에 북실전투에서 산화한 동학농민군을 상징하는 진달래 동산을 조성하려 했으나, 행정기관의 이해부족으로 현실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은동학기념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130여 년 전, 평등과 정의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동학농민군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역사의 현장"이라며 "보은동학공원이 방치되는 것은 동학 농민군의 희생을 잊고 그들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