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보은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이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전날 이뤄진 민주당 보은군수 후보 공천이 하루 만에 전격 취소됐기 때문이다.

앞뒤 사정을 모르는 일부 지역민들과 당원들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할 말을 잃었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지지자들도 많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집권여당이 어떻게 하루 만에 후보자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선거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공천을 취소할 수 있느냐"며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후삼)는 19일 충북도당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김인수(66) 보은군수 후보 공천취소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공천발표 하루 전인 지난 18일 김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3월말 보은읍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여성단체 회의에 참석해 단체임원 등 10여 명에게 41만1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선거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군수 후보 공천을 단 하루 만에 전격 취소한 것은 도를 넘어 정당공천의 한계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20일 도내 한 인터넷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은 후보공천이 일사천리로 취소된 것과 관련 "선관위에서 김 전 후보가 공천을 받자마자 검찰에 고발을 했다"며 선관위의 고발로 공천취소가 신속히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변 위원장은 또 "충북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전 후보를 고발한 사유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충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도 이날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에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한 사실만으로도 공천취소의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며 중앙당과 협의과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중앙당과는 협의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법원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에 반하는 결론으로 변 위원장과 민주당 충북도당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대원칙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이 매체는 또 '민주당發 보은군수 코미디 공천' 이라는 제목으로 민주당 충북도당이 지난 19일 충북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인수 충북도의회 부의장의 공천을 전격 취소한 것에 대해 '코미디'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는 집권여당이 전날 김 부의장을 공천한 뒤 단 하루 만에 향후 유·무죄의 법적 다툼이 있는 사안임에도 '혐의' 만을 적용해 중앙당과 협의도 없이 180도 결정을 뒤집었다는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즉 집권여당의 단체장 공천에 있어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를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가볍게 다뤘다는 얘기를 비꼰 것이다.

그러면서 "기초.광역의원이 아닌 기초단체장이라는 중량급 공천을 번복함에도 중앙당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의아스러운 대목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처럼 6.13지방선거를 50여일 정도 남겨 놓고 혼란에 빠진 보은지역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불법타락선거도 문제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천과정도 문제"라며 정당공천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단체장의 리더십에 따라 4년 동안 지역이 성장하느냐 후퇴하느냐가 결정되는 것인데 그동안 각 정당은 실력있고 양심적인 인물보다는 권모술수(權謀術數)와 금품거래에 능한 후보를 공천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이는 결국 선거를 부정과 탈법으로 이끌어 지역민심을 타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주민들은 "하루빨리 구태의연한 공천에서 벗어나 지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번 공천과정을 지켜본 한 민주당원은 "집권여당의 공천이 안갯속이라 본선도 치르기 전에 당내분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결과로 같은 당 출신의 다른 후보들이 되레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6.13지방선거 보은군수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가 하루 만에 취소된 김인수 부의장은 20일 "도당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앙당의 재심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문제가 된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의정 활동이었고, 식사비용은 업무추진비용 카드로 결제하려 했지만 행사에 참석한 지인이 본인 모르게 결제를 한 상태여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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