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청원 충주 제천 단양 괴산 증평 진천 음성 보은 옥천 영동
즐겨찾기 추가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체육 종교 핫이슈 전국은 지금
2019년 10월 22일(화요일)
사설.칼럼
시론.기고
기자수첩
독자칼럼
신암행어사 출두야!

[이명재 칼럼] 3.1운동의 정신을 생각한다

-제99주년 3.1절에 붙여-
2018. 02.28(수) 17:04

<3.1운동>, 이응노, 한지에 수묵담채, 1945
3.1절 하루 전, 2월의 마지막 날이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대지를 적시고 있다. 이 비가 반가운 것은 메마른 대지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씨앗들이 발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선하다.

그러나 그 반대의 감정도 숨길 수 없다. 대로변에 걸려 있는 태극기가 비에 젖어 축 늘어져 있다. 99년 전 일제의 압제에 분연히 일어난 3.1 만세 운동 정신이 비에 젖어 늘어진 저 태극기와 같이 쇠락해진 까닭이다. 마음 아프다.

3.1운동은 일제에 의한 거족적인 항거였다. 소수의 친일파를 제외하고 전 국민이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 남녀노소 계급계층의 구분도 없었다. 중앙과 지역이 함께 움직였다.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일제의 총칼에 맞섰다. 위대한 힘이었다.

깜짝 놀란 일제는 무단 통치에서 문화 통치로 식민 정책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유화책이다. 알고 보면 교묘한 위장 전술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런 통치 전술을 생각해 낸 것이 민족의 단결된 힘 때문이었다. 하나 된 힘이 독립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떤가. 한반도는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남(南)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철로의 두 레일처럼 대치하며 달리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 건전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는 없고 사이비들만이 으르렁대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 아닌가.

3.1운동의 정신은 불의(不義)에의 항거이다. 조국 독립도 이 항거의 연장이다. 식민 통치 자체가 불법이고 불의였다. 일제가 힘으로 약소국을 삼키는…. 3.1 정신은 현재도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3.1정신에 충실하게 부응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3.1 정신은 전 민족이 하나 되는 정신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불명예를 우리는 갖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치열한 국제 경쟁 사회에서 분열은 자멸임을 알아야 한다.

얼마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을 되돌아보자.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상징적 행사이다. 남북이 단일팀을 만들어 참석함으로써 올림픽 정신을 한껏 북돋았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북이 함께 한 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럼에도 일부 극우 분열주의자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 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올림픽뿐 아니라 3.1 정신에도 반(反)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통일의 물꼬를 터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다.

그러함에도 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 통일기(統一旗 )드는 것을 적극 반대한다.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영남,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 등의 방남을 훼방하고 이어 북한 조선인민군 정찰총국 총국장 김영철의 방남을 막기 위해 밤을 새운다.

제1야당이 이러니 말문이 막힌다. 남북통일은 지난(至難)한 일이다. 작은 것은 가능한 한 극복하고 큰 것(통일)을 위해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남북통일로 인해 기득권을 잃을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통일적 언행은 자신들이 여기에 속하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3.1절 99주년에 다시 한 번 강조하자. 3.1정신은 하나 되는 정신이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나는 정신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족 통일을 도모하는 정신이다. 이런 정신으로 하나 될 때 우리가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다.

구한말의 국제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다. 약육강식, 우승열패가 세계를 흔들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어느 순간 제국주의를 앞세운 강대국의 희생 제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의 국제 정세도 1세기 전 그때와 판박이다.

3.1운동은 민족자존의 부르짖음이었다.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상고하자. 지금 한반도 주변의 4대 강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한반도 통일이라는 얘기가 있다. 한 민족의 역동적 에너지를 알기 때문이다.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우리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남한의 기술 정보와 고등 인력, 북한의 자원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 이것들을 합해 국제 사회에 나아간다면 분명 주도권은 우리의 몫이다. 거국적인 함성, 불의에 대한 단결된 투쟁 이런 3.1정신은 다시 한 번 남북이 하나 될 것을 요구한다. 3.1운동 100주년에는 더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