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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칼럼] - 낭만적인 선거운동

'사즉생(死卽生)'식의 선거운동은 사라져야 해
2018. 01.28(일) 11:38

나는 가끔 물러 터졌다는 말을 듣곤 한다. 결기가 없다거나 일에 대한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도 난 별로 괘념하지 않는다. 스스로 위안 삼는 게 있어서다.

한 치의 빈 틈도 없는 팍팍한 사람들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 열 개의 나사 중 하나쯤은 풀린 그런 사람이 좋다. 난 이것을 여유라고 생각한다. 좀 고상하게 말한다면 낭만(浪漫)이다.

낭만이란 단어는 불어 '로망(roman)'을 번역해 놓은 가차성(假借性) 글자다. 하지만 어감이 좋다. 여유일 수도 있고 상큼한 반란,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역린(逆鱗)일 수도 있다.

2018 지자제 선거가 4개월 정도 남겨놓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3월 31일부터니까 아직 두 달정도 남아있는 셈이다. 그러나 선거 열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자천타천 후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역을 위한 일꾼으로 적임자라고 자처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도중하차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선거에서의 완주는 마라톤에서 만큼이나 어렵다.

그중 전선이 형성된 곳은 물밑 경쟁도 은연 중 드러나고 있다. 경쟁 상대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예의주시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좀 안쓰럽게 비친다.

신문 일을 하다보면 주위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후보군들도 예외가 아니다. 신문의 사진 한 장, 문장 심지어 단어 하나에까지 유불리(有不利)를 따지며 들여다본다.

싱거운 일이라고 나무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난 평소 낭만적인 선거 운동을 생각한다. '낭만'은 긍정어(肯定語)이다. 여유, 아름다움, 공생 등과 대치해도 될 만큼….

벌써 20년도 넘었다. 지자제 선거 초창기 이야기다. 선출직들이 개인의 명예와 크게 관계된다고들 생각했다. 이른바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첩경 정도로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세월도 흐르고 민도(民度)도 많아 높아졌다. 그런 흔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더 큰 뜻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섬김! 주민을 누가 더 잘 섬기는가? 삶을 윤기 나게 만드는가?

섬김은 종의 자세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섬김을 읊조리면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주인의 입장에서 섬기려하기 때문에 그렇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불문이다. 이것은 학력고하(學力高下)도 초월해 있다. 사람에게 정치성과 종교성은 변경이 쉽지 않다는 것, 이건 사회학에서도 많이 운위되는 것 아닌가.

후보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나' 정도면 이런 고정 관념을 깰 수 있다고. 그러나 그 생각이 착각에 근거할 때가 많다. 오늘날 유권자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후보들 위에 있다.

이런 자세로 선거운동을 하면 어떨까. 나 외에도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많다. 그래도 한 번 뛰어들고 싶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그래서 지역에 이바지하고 싶다.

이런 것을 먼저 피할 때 가능하다. 상대의 약점을 부풀려 확대 재생산하지 않는 것, 상대의 장점을 나와 견주어 상보적(相補的)인 관계를 설정하는 것. 이른바 포지티브 선거운동이다.

'사즉생(死卽生)'식의 선거운동이 사라져야 한다. 후보들부터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럴 때 돕는 사람들이 따뜻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나의 당선이 절대선(絶對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시류(時流)를 더 잘 안다. 후보와 운동원들이 역설하지 않아도 알 것은 다 안다. 허위 과장 공약(空約), 후보의 과거까지 훤하다. 지금 SNS 시대 아닌가.

다시 한 번 제안한다. 낭만적 선거운동이다. 선거는 한 판 축제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보여 줄 것이 과연 뭐가 있겠는가.

후보 각자가 상승(win-win)으로 귀결되는 아름다움이다. 이런 선거운동을 기대한다. 군민에게 주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선거 분위기는 그 지역 정서를 그대로 말해 준다.

스캔들은 부정어이다. 추문(醜聞)이다. 상대어 로맨스는 아름다운 사랑? 로맨스, 로망이 낭만으로 전화되었다. 낭만적인 선거운동, 그것이 정작 필요할 때는 지금이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