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5.4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륙지역인 보은군도 사람이 미세하게 감지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9일 밤 자정이 다될 무렵, 보은읍에 사는 김모(59) 무엇인가 덜컹거리며 집안 전체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잠에서 깼다.

김씨는 포항에서 일어난 여진이라고 생각하고 가족들을 깨워 집 근처 비닐하우스로 대피했고 곧바로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문자알림 소리가 울렸다.

김씨는 "포항지진 이후 몇 차례 여진을 느껶다.”며“과거에도 보은이 진앙지인 경우가 있어서 노후 주택이 불안하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어 지진의 여파가 감지되면 불안을 넘어 공포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 보은지진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452년 12월6일(단종 원년 10월26일) 충청도 옥천 보은회인,문의 등에서 진도 5도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

1523년 1월19일(중종 18년 1월3일) 충청도 보은현에서 지진이 발생해 집들이 흔들렷다는 기록이 있어 진도 5로 추정하고 있다.

1459년 8월31일(세조 5년 8월4일) 충청도 보은,회인,괴산,청안,청주,문의,옥천,청산에서 진도 6.0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

또 1610년 4월9일(광해군 2년 3월16일)‘충청도 보은현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 우레와 같은 소리가 났고 집이 흔들리다 한참 뒤에 멈췄다‘는 가록을 추정해 진도 6.0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1436년 5월20일(세종 18년 5월5일)과 1681년 12월21일(숙종 7년11월12일)에도 충청도 등 국토의 전역에서 진고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오늘날 기상청 규모 측정으로 보면 진도 규모 5는 집이 흔들리고 놓아둔 물건이 뒤엎어지는 규모이며, 진도규모 6은 담과 벽이 쏟아지고 기왓장이 떨어지는 정도로 추정한다.

진도규모 7은 담장이 무너지거나 기울어지고 길 가던 사람이 바로 설수 없는 정도의 세기다.

▶ 보은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에 와서 지난 1978년 9월16일 새벽 2시 7분쯤 속리산 인근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인천에서도 진도를 느꼈다는 기록이 있다.

1990년 6월과 1991년,1996년,1999년 보은을 진앙지로 규모 2.0에서 2.7까지의 지진이 발생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5월과 11월에 두 차례 2002년 11월과 2003년 4월,2005년 12월, 2006년 12월 규모 2.7의 지진 진앙지가 모두 보은에서 발생했다.

포항시 지진현장 모습<사진=인터넷 커뮤니티>

▶ 보은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하면?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8년 5월28일 ‘충북 보은군 산외면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규모 6.8의 지진 여파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영향을 미쳐 사망 1만 2809명 등 51만 명의 피난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추정내역을 보면 진앙지인 보은군은 물론 충북에서만 3400여명이 사망하고 13만 9000명이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전국적으로 건물 5만4000여 동이 붕괴하고 18만 동이 전파,44만 동이 반파, 유리창 파손은 184만 동에 이른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도출됐다.

인명피해도 피해지만 건축물 피해에서 99,5%가 벽돌을 사용하는 농촌주택, 단독주택, 다가구, 다세대 등 서민이 살고 있는 건축물이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결과이다.

여기에 여진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댐,저수지 붕괴, 도로, 교량, 상하수도, 전기, 통신, 가스 등이 차단돼 전쟁만큼 참혹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시험결과가 나왔다.

이 시뮬레이션대로 적용해 보은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하면 보은군은 막대한 피해와 함께 복구에 상당한 시간과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상태에 빠진다는 결론이다.

▶ 정부와 보은군의 대책

보은읍 모습

정부는 지난 2005년 3층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내진설계를 강제하고 있지만 건축비 단가 상승 및 보강비 상승으로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2층이상 500평방미터의 건물 신축 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고, 단독주택의 경우 오는 12월 2일부터 의무화 된다.

특히 오래돼 노후화된 고층건물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되지 않았고 만약의 사태 시 대피처로 사용해야 할 다중이용시설과 농촌주택, 다세대, 다가구, 아파트, 학교, 마을회관, 공공기관 건물 중에 아직도 보강되지 않은 시설이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옥외대피장소 및 설계 단계부터 내진 공법이 적용된 건물이 있지만 홍보가 부족해 어디가 어딘지 모른는 경우가 있어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보은지역에는 내진공법으로 설계되고 건축된 건물이 727개소에 이르고 만약의 경우 군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53개소의 옥외 대피장소가 지정돼 있다.

그러나 건축하고 장소 지정까지는 이뤄졌지만 만약의 사태 시 내 집주변 안전한 장소가 어딘지 아는 군민은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다.

지난 19일 자정쯤 포항지진 여진이 보은에도 미쳐 아파트가 흔들리자 많은 군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기저기 묻는 모습을 볼 수 가 있었다.

지정 대피소 홍보와 실제 훈련이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잇는 대목이다.

▶ 보은지역 53개 옥외대피소

1.동광초 운동장 3500평방미터 1061명
2.삼산초 운동장 4954 “ 1501명
3.충북생명고 운동장 9575 2902명
4.회인중 운동장 6196 1878명
5.보은정보고 운동장 9293 “ 2816명
6.보은여중 운동장 1만254 “ 3107명
7.보은고 운동장 1만2716 “ 3853명
8.종곡초 운동장 5130 “ 1555명
9.보은중 운동장 1206 “ 365명
10.보은전통시장 주차장 980 “ 297명
11.보은종합시장 주차장 963 “ 292명
12.뱃들공원 공터 750 “ 227명
13.보은군보건소 주차장 1238 “ 375명
14.보은국민채육센터 공터 3만700 “ 9303명
15.송죽초 운동장 4653 “ 1410명
16.판동초 운동장 2468 “ 748명
17.속리산중 운동장 4000 “ 1212명
18.속리초 운동장 7141 “ 2164명
19.수정초 운동장 5405 “ 1638명
20.수정초 사가분교 운동장 5583 “ 1692명
21.탄부초 운동장 1만9211 “ 5822명
22.보덕중 운동장 1만2842 “ 3891명
23.관기초 운동장 3818 “ 1157명
24.세중초 운동장 5920 “ 1794명
25.내북초 운동장 2310 “ 700명
26.회남초 운동장 838 “ 254명
27.수한초 운동장 5900 “ 1788명
28.회인초 운동장 6499 “ 1969명
29.산외초 운동장 749 “ 227명
30.보은읍사무소 공터 1100 “ 333명
31.속리산면사무소 공터 720 “ 218명
32.장안면사무소 공터 1050 “ 318명
33.마로면사무소 공터 1020 “ 309명
34.탄부면사무소 공터 1143 “ 346명
35.삼승면사무소 공터 1372 “ 416명
36.수한면사무소 공터 1325펑방미터 402명
37.회남면사무소 공터 1200 “ 364명
38.회인면사무소 공터 750 “ 416명
39.내북면사무소 공터 783 “ 402명
40.산외면사무소 공터 950 “ 364명
41.문화예술회관 앞 주차장 403 “ 122명
42.농업기술센터 앞 주차장 1848 “ 560명
43.만수리 마을회관 앞 85 “ 26명
44.서원리 마을회관 앞 107 “ 32명
45.기대리 마을회관 앞 610 “ 185명
46.벽지리 마을회관 앞 300 “ 91명
47.오동리 마을회관 앞 1050 “ 318명
48.용촌1리 마을회관 앞 964 “ 292명
49.건천리 마을회관 앞 550 “ 167명
50.애곡1리 마을회관 앞 88 “ 27명
51.죽암1리 마을회관 앞 200 “ 61명
52.용수리 마을회관 앞 190 “ 58명
53.장갑2리 마을회관 앞 200 “ 61명

▶ 다른 지역의 지진 대책 상황은,

조길형 충주시장은 20일 현안업무보고회에서 "충주시에서 지진으로 인행 1000여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을 가정해 안전총괄과를 비롯한 재난안전부서가 실질적인 안전대책 및 대피장소 선정 물품 확보와 배분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훈련을 통해 즉각 재정비 하고 어려움에 처한 포항시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는등 다른 지자체들도 안전부서를 중심으로 재난에 대비해 시설물 점검과 안전대책을 서둘러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은군도 속도감 있는 지진 대응 대책과 건축물 내진보강 정책이 우선 추진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방재교육훈련시스템 구축과 지역별, 건물, 시설별로 위험정도에 따라 순위를 정해 내진보강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등 구체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군민들 또한 갑작스런 지진소식에 당황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피장소 확인 등 행정기관이 만든 재난대응 행동 매뉴얼을 숙지하여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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