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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행어사 출두야!

정이품송(正二品松)이 안고 있는 슬픔...
2013. 08.06(화) 18:44

정이품송 최초의 자목 중 보은군청 국민체육센터 앞으로 옮겨진 장자목, 설화속의 정이품송과 꼭 빼닮은 가지가 하나(사진 좌측 아래)가 자라고 있었으나 이를 관리하던 담당자는 주위의 귀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싹둑 잘라버렸다.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이 지닌 가치는 과연 어떠한가?

정이품송에 관한 일화는 유명하다. 조선의 7대왕 세조는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하던 길에 커다란 소나무 하나를 발견하고 “연(輦) 걸린다”고 염려했다. 그러자 이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려 어가(御駕)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게 했다.

자신이 싹틔운 자리에 깊게 뿌리를 박고 서있던 소나무가 보여준 사람 못지않은 충정에 감동한 세조는 정2품에 해당하는 품계를 하사했고, 이러한 연유로 지금의 정이품송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관련된 배경설화를 제외하고서라도, 정이품송은 한 때 그가 지닌 수려한 자태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원추형 수형은 우산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웠고, 빼어난 수세는 전국의 어느 소나무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유일무이 했다.

그런 정이품송도 가는 세월과 주변개발을 견디지 못한 채 많이 쇠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병충해의 습격으로 인해 여러차례 몸살을 앓았고, 우람했던 가지들은 비바람과 폭우에 꺾이고 상했다. 그 결과 원추형의 자태의 절반이 소실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같은 아픔으로 사람들의 관심은 한 때, 정이품송의 후계목(장자목)을 찾는 것으로 쏠렸다.

노쇠한 연유이든, 관리하는 사람들이 무지해서건, 환경적 영향이던 간에 어쩔 수 없이 정이품송의 대체목과 후계목을 찾게 된 것이 1980년대 초다.

당시 많은 이들은 정이품송의 수세가 악화된 원인을 찾기보다 대체목과 후계목을 찾기에 더 열중했는지 모른다.

정이품송의 씨앗을 받은 최초의 자목은 모두 7그루이다.

1980년대 충북산림환경연구소가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솔방울의 씨앗을 통해 만들어낸 이 자목들은 정이품송의 직계 후손으로 정이품송의 명맥을 이어갈 문화적 재산으로 선택됐다.

그런데 이 자목들은, 오늘날로 말하면 장관급(정2품 품계)에 해당하는 정이품송의 귀한 자손들로서 대접을 받기는 커녕 더할 나위 없이 천대를 받고 있다.

최초의 자목 7그루 중 보은군청으로 옮겨졌던 자목에는 설화속의 정이품송과 꼭 빼닮은 가지가 하나(연걸이 소나무) 자라고 있었다.

옆구리에 길게 늘어진 나뭇가지 하나는 옛날 세조가 지병치료차 속리산을 행차할 시 연(輦)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소나무의 가지만큼이나 닮아 있었다.

야간에 찍은 사진을 보면 좌측아래 늘어진 가지가 더욱 신통해 보인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던 공무원은 전설속의 연걸이 소나무를 상상할 수 있는 귀한 가지를 주위의 귀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싹둑 잘라버렸다.

장자목을 정이품송의 대를 잇기 위한 소중한 후계목으로 보지 않고 한낮 정원수 정도로만 본 것이다.

말티재 인근의 솔향공원으로 옮겨진 자목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곧게 자랐던 자목은 관리자들의 방치 속에 허리가 심하게 구부러져 있다.

주변 환경 또한 커다란 소나무들로 인해 숨을 쉬기조차 거북해 보일 정도다.

여기에다 또 한그루는 모기관의 기념식수로 제공했으니 가히 보은군이 바라보는 정이품송과 장자목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정이품송 장자목에 대한 소홀함은 정이품송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천대나 다름이 없다. 수령이 오래됐다는 구실로 정이품송이 쇠약해져가고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해도 될 일인지 되새겨 볼일이다.

장구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문화적인 가치를 품에 안고 살아온 역사적 산물인 정이품송을 우리군민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인근 괴산군의 600년 수령 왕소나무가 태풍에 쓰러지고 난후 '모든 동민뿐만이 아니라 괴산 군민·군수 등이 전부 와서 애통해 하고 갔다'는 기사문구 하나가 떠오른다.

머지않아 이 같은 현실이 보은군에서 재현되는 모습은 아닐런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속리산면 갈목리 솔향공원으로 옮겨진 장자목, 주변 환경 또한 커다란 소나무들로 인해 숨을 쉬기 거북해 보일 정도다
정이품송 인근에 있는 장자목, 주변의 잡목과 조경수로 인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거북해 보인다.
강풍으로 인해 부러진 정이품송 가지가 보는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정이품송을 위한 댓글을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