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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0년 전 교훈 잊은 일방통행 계획,

'보은읍 시장상권 활성화' 청사진이 먼저다
2026. 10.07(수) 21:39

보은군이 보은읍 시장상권활성화을 위해 10년전 실패한 정책을 또 다시 들고 나와 빈축을 사고 있다.

군은 지난 2일 보은읍 삼산로 중앙사거리~동다리사거리 구간 400여m를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보행 공간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구간 2차로를 편도 1차선으로 바꾼 다음, 인도를 최대 3.2m까지 확보해 보행 친화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간은 장날이면 차량과 노점, 상가 앞 적치물, 보행자 등이 뒤엉켜 보행 불편과 교통 혼잡이 반복돼 온 곳이다.

보은군이 오래된 지역 현안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보행환경 개선에 나선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상인과 주민들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보행환경 개선이라는 단편적인 목표만 있을 뿐, 도로와 맞닿은 시장 상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년 전인 2016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상가 앞 적치물과 불법 주정차로 인해 인도가 마비되자, 민·관이 나서 보행권을 확보하고 뒤엉킨 교통 문제를 풀겠다며 한 달간 일방통행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하지만 시범운영 결과 차량 흐름과 일반 보행자들의 편의는 다소 개선됐으나, 도로변 상인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차량 접근성이 떨어지자 손님들이 대형마트 등 다른 상권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상인들은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운전자의 편의와 상인들의 생업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일방통행은 끝내 도입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보행환경 개선이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대책 없이는 일방통행이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겨준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계획 역시 10년 전의 과제를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보은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일부 상인들은 이평리 방면에서 들어오는 길이 달라질 경우 손님들이 대형마트 등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운수업계 또한 거성아파트 인근 우회로의 불법 주정차로 인해 버스 교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28년 완공 목표인 주차타워 건립과 노점상 강력 단속을 대책으로 내세웠지만, 상인들의 의구심을 명쾌하게 해소하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일단 시행해 보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해 나가겠다는 식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더구나 이날 군이 제시한 일방통행과 인도 확장 계획은 단순한 운영 변경이 아니라, 도로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일단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공사가 시작되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이후 상권 위축이나 우회도로의 혼잡, 노점상과 불법 주정차 문제가 다시 불거진다면 그때 가서 보완책을 찾겠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업 시행에 앞서 상가 이용객 변화, 우회로 혼잡도, 버스 운행 여건 등을 면밀히 살피는 사전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공청회라도 거쳐 다시 한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은 거리가 쾌적해진다고 해서 저절로 손님들이 시장을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넓어진 보행로에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유인책이 없다면, 공사를 끝낸 거리는 차량 통행만 줄어든 한산한 거리로 남을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단순히 걷는 길을 넓히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주말을 활용한 관광시장 육성이나 지역 특화거리 조성처럼 사람들의 발길을 원도심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사업계획 단계부터 꼼꼼히 검토돼야 한다.

지금 보은군 행정의 아쉬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보행환경이라는 나무는 보고 있을지 몰라도, 시장 상권 활성화라는 숲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 정비와 보행권 확보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원도심 상권을 살려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어야 한다.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일방통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는 보행환경 개선은 결국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

"이 구간을 어떻게 바꿔 보은읍 시장 상권을 살릴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 없이 도로 환경부터 고치겠다는 것은 또 하나의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이 사업 추진에 앞서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은 새롭게 변할 보행환경 속에서 보은읍 시장 상권이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새로운 청사진이 아닐까 싶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