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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행어사 출두야!

보은읍 용천산에서 멈춘 '주민 중심 행정'

'실수'가 아닌 '습관화'?…보은군 행정의 민낯
2025. 12.28(일) 23:29

오랜만에 보은읍 이평리 용천산 등산로를 찾았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길은 그렇지 않았다. 가끔씩 오르던 등산로가 또 끊겨 있었다.

야구장 건설을 위한 매장유산 발굴조사 때문인 듯했다.

문제는 행정의 조치 방식이다. 주민들이 평소 이용하던 등산로는 막혀 있었고, 현장에는 '접근금지'를 알리는 주황색 경계선만 덩그러니 걸려 있었다.

등산로를 막았다면 공사 시작 전에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체로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자 상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막고 끝'이었다. 행정이 외면한 자리에서 주민들만이 스스로 길을 내며 불편을 감내하고 있었다.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은군 다목적운동장 착공 때도 사전예고 없이 등산로를 일방적으로 차단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러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행정의 실수'가 아니라 '군민에 대한 무관심이 습관화된 보은군 행정의 민낯'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군민이 행복한 도시형 농촌' 같은 듣기 좋은 슬로건은 늘 맨앞에 있는데, 정작 주민들이 누려야한 기본적인 편의는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은 보은읍 어암리 보은 스포츠파크에 일원에 야구장·축구장·테니스장 등이 갖춰진 다목적 종합운동장 사업을 조성 중이다.

총사업비는 142억 원으로, 2023년 3월 착공해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100억이 넘는 운동장을 짓는 일이, 주민들이 오랫동안 이용해 온 등산로 하나 지켜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되는 모양새다. ‘공사 중’이라는 푯말만 붙으면 주민들의 일상은 언제든 끊겨도 된다는 오만한 태도마저 읽혀진다.

체육 인프라 확충이 스포츠 마케팅의 기반이 될 수는 있지만, 주민의 일상보다 우선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행정의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일상적인 권리가 손쉽게 밀려난다면, 그 시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은읍 이평리 용천산에서 마주한 등산로가 보은군 행정이 말하는 '군민 행복'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조용히 묻고 있다.

[아래사진] 용천산 등산로 다리 바닥판이 파손된 채 방치돼, 이용객들이 발을 헛디딜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