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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광용 보은군보건소장의 마지막 유언

"백송나무를 새로 신축하는 보건소에 옮겨 심어주세요"
2018. 04.21(토) 10:58

고(故) 박광용 전 보은군보건소장이 애지중지 길러오던 백송나무가 보은스포츠파크 내 체육회관 앞에 심겨져 있는 모습이다. 생전에 박 소장은 이 나무가 새로신축되는 보은군 보건소에 옮겨심겨지기를 바랬다.
"내가 가꾸던 백송나무를 새로 지은 신축 보건소로 옮겨 심어줬으면 합니다"

평생 보건직을 천직으로 알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파수꾼 역할을 하던 고(故) 박광용 전 보은군 보건소장이 암투병중 보건소 직원을 불러 부탁한 말이다.

박 소장은 보은군 보건소 재임시절 자신이 애지중지 길러오던 10년생 백송나무 묘목을 구 보은군보건소에 옮겨 심었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교목인 백송은 희귀나무로 수피는 밋밋하나 자라면서 점차 큰 비늘조각처럼 벗겨지고 회백색을 띠기 때문에 백송 또는 백골송이라고 부른다.

또 수피가 회백색으로 백의천사와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라는 점에서 보건소장을 역임했던 박 소장에게 백송은 너무나 소중한 나무였다.

이 백송은 박 소장이 퇴임할 무렵에는 둘레 30cm, 높이 5m 크기로 기품 있게 성장했다.

군은 2013년 보은군보건소를 새로 신축하는 방안을 계획했다. 구 보은군보건소 건물이 노후화된 시설인데다 협소한 주차 공간 문제로 민원인의 불편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이듬해인 2014년 9월 총 사업비 52억8500만원을 들여 보은읍 동광길 50(대림아파트 옆)에 보은군보건소를 신축이전 했다.

하지만 박 소장은 신축보건소의 준공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2013년 세상과 이별을 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도 박 소장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백송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고 박광용 소장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이 백송은 현재 보은읍 이평리 보은스포츠타운에 자리하고 있다.

박 소장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이 백송이 보은스포츠파크로 옮겨온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다.

박 소장의 부탁을 전해 들었던 보건소 직원도 퇴직한지 오래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살아생전 보건소가 신축되면 자신이 키운 백송나무도 함께 이전해 심겨지기를 내심 바라고 계셨다"며 "백송이 보건소로 이전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고 박소장의 뜻이 특별했던 만큼 백송나무가 신축보건소로 다시 이전해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로 유명하다.

이 말의 핵심은 죽음에 임박하거나 명백하여 그 시기를 알게 된 경우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스피노자에게 사과나무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을 수도 있고 그저 겸허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의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인이 된 박 소장도 자신이 심고 가꾸어 온 백송이 앞으로 100년, 200년, 아니면 영원한 존재로 남아 보은군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소에서 함께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죽음이 다가오는 시간에도 박 소장은 백송나무가 보은군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은군보건소와 함께 오래도록 제 자리를 지켜주는 큰 나무가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보은e뉴스 admin@boeunenews.com